BIG ISSUE

워너비 장윤주, 장윤주처럼

톱 모델이라는 범주 안에 장윤주를 가두기는 아깝다. 두 장의 정규 앨범을 낸 싱어 송라이터이자
지난해에는 천만 관객 영화 [베테랑]을 통해 배우의 타이틀까지 추가했다.
내년이면 데뷔20주년이 된다는 장윤주는 여전히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최고의 워너비 아이콘이다.
과하게 멋부리지 않아도, 베이식한 아이템만으로 스타일의 정석을 보여준다.
2013년 1월, 2014년 1월에 이어 벌써 세 번째 [빅이슈] 표지를 장식한 장윤주.
이번에는 고故 보리 작가의 3주기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진행되어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됐다.

10대에 활동을 시작해 오랫동안 20~30대 여성들의 워너비로 꼽혀왔다.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다면?
아무런 관리 없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 나 역시 꾸준히 관리하는 부분이 있지만
무엇보다 내 원래의 순수함을 지키고 유지하려는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한마디로 가장 나다운 모습을 사랑하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멋이 있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또 연기에 도전할 계획이 있다면,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나?
내가 일을 선택하는 단 하나의 기준이 있다면, 그건 즐겁게 작업할 수 있는지 여부다.
그리고 그 어떤 경우에도 감당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그때 뭐든 다 할 수 있다.

여성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당신은 당신대로 아름다워. 남들과 달라도 괜찮아. 나는 이 세상에 단 한 명 뿐인 걸.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내 길을 가자. 여자로서의 삶을 축복하며.

사진작가 보리가 아닌 여자 이보경을 말한다면.
여자 이보경. 이름만 불러도 마음이 이렇게 아프구나. 언니를 아는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우리 모두는 보리를 마음 한편에 간직하고 있다. 언제나 보고 싶은 사람. 웃음소리가 기분 좋아 덩달아 웃게 되던…
멋을 알고 열정이 많던 사람. 무엇보다 참 순순한 사람. 사랑할 수 밖에 없던 보리.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게 되겠지. 그 날을 기대해본다.

  • 글. 이정연
  • 사진. 보리

BIG ISSUE
No. 129

GRAZIA

Yoonju’s Dream

내년이면 데뷔 20주년이 되는 톱 모델 장윤주와 함께 코사무이로 떠났다.
스태프들보다 먼저 리조트에 도착한 그녀는 방이 너무 마음에 든다며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보내왔고,
함께 둘러앉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는 모두를 챙기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본격적인 촬영 전에 이미 빨갛게 타버린 몸을 걱정하는 프로의 모습,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으며 19금 이야기를 던지는 유쾌한 모습.
대기 시간에 애교 섞이 콧소리로 남편과 영상 통화를 하는 천생 여자의 모습까지.
3박 5일간 함께했던 그녀는 모델로서도, 한 남자의 아내로서도 지금이 가장 여유롭고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집중하고 있는 일이 따로 있나요?
필라테스 자격증을 따려고 공부 중이에요. 이론은 땄고, 매트와 기구 실습만 남았죠.
4월 말에 매트 시험이 있어서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3시간씩 수업을 듣는 중이에요.
필라테스를 한 지는 5년쯤 되었고, 정식으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은 2년 전부터 계속했죠.
센터를 운영하고 싶다기보다는 제가 워낙 사람의 몸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오랫동안 운동하고 몸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갖게 된 철학이 있다면 몸과 마음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거에요.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프고, 마음이 아프면 몸이 아픈 것처럼 말이죠. 반대로 몸이 건강하면 마음도 자신감을 갖게 되고,
마음 상태가 좋으면 운동할 때 힘이 생기는 것처럼 모두 연결이 되어 있음을 깨닫게 됐어요.

내면과 외면의 건강함에 대해 고민하는 게 느껴져요.
라테스를 할수록 ‘이런 근육이 있네, 이건 처음 느껴보는 긴장감인데’같이 새로운 걸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걸 새삼 느끼면서 지적인 운동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매력적이에요.

“주위 사람들에게 앞으로 어떤 행보를 펼칠거에요?란 질문을 종종 받아요.
변화의 시기는 분명 맞지만 스스로 변화에 대한 압박을 주지 않으려고 하죠. 지금은 아이도 없고 남편과 둘이 잘 지내고 있어요.
그래서 더 여유 있는 게 사실이고요. 남편을 잘 서포트해 주고 싶어요.”

내년이면 모델로 데뷔한 지 20주년이 되네요.
네, 맞아요. 4년 준부터 그땐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전시도 하자. 책도 쓰자. 앨범도 내자란 생각을 했죠.
이제 1년 남았는데 우선 책을 쓰고 있어요. 지금까지의 ‘장윤주’를 정리한다는 개념은 아니에요.
어떻게 모델이 되었는지, 어릴 때 사진부터 쭉 보여주는 건 식상하잖아요. 오래 소장하고 싶은 책을 만들고 싶어요.
감성적인 글보다는 경험을 기록하자는 콘셉트에요. 모델 논문 같은 느낌이랄까?
모델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여자의 몸을 바라보게 되는 시선을 갖게 되었어요.
그리고 10대 소녀의 몸, 30대를 지나 후반으로 가는 여자의 몸에 대해 노골적으로 쓰고 있죠.

몸과 마음에 대한 고민과 연관되어 있네요.
모델로서 평가되는 대부분이 몸이니 그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고,
몸을 표현하는 부분에 있어서 창의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거든요.
오롯이 그 부분에 대해 솔직하게 쓰고 있어요. 사진가와 모델의 관계에 대해서도요.
교감을 나누어야 하는 파트너죠. 사랑의 감정과도 비슷해요.
소통하는 과정에서 사진가에게 전혀 매력을 못 느끼고, 서로 맞지 않는 상황에서 만약 옷까지 선정적이라면 성추행 당하는 기분이 들죠.
그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어요.

지금의 모습, 행복해 보이고 좋아 보여요.
공항에서 박완서 선생님의 <노란집>이란 책을 샀는데, 2000년부터 돌아가시기 전까지 쓴 글을 엮어 만든 수필집이에요.
노부부가 살아가는 일상적인 내용 중에 이런 글이 있더라고요.
“남편이 요즘 등을 긁어 달라고 하면 나는 효자손을 준다. 남편의 떡 벌어진 등발이 나는 설레게 했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초라해지는 남편의 등을 보는 것이 싫다. 그것이 나의 마지막 사치다.’
그 글을 읽으며 한 사람을 만나 나이가 들 때까지 함께한다는 게 경이롭게 느껴졌어요.
감당해야 하고, 희생해야 하는 부분이 당연히 있지만, 한 남자에 대한 책임과 내게 주어진 권리, 자격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됐고요.
미래를 함께할 남편과 사소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이 사람과 노인이 될 때까지 함께 잘 살고 싶단 마음이 강하게 들었죠.
아이를 낳으면 이런 마음이 더 커지지 않을까요?

GRAZIA
2016년 5월 2호

  • Editor 사공효은
  • Photo 장덕화, 김민교
  • Make Up 고원혜
  • Hair 백흥권

COSMOPOLITAN

내년이면 데뷔 20주년을 맞이하는 탑 모델이자 가수, DJ, 영화배우로 활동하는 다양한 재능,
주변을 즐겁게 만드는 유쾌한 매력, 탄력 넘치는 완벽한 바디 라인까지 두루 갖춘 ‘사기 캐릭터’,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늘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장윤주는 이 시대 여성들의 진정한 롤 모델이다.

모델, 방송인, 배우, 가수, DJ에 작가라는 직함까지 더하게 되겠네요!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성취해나가는 자신감이 참 부러워요.

모델로 일한 지 20년 가까이 되지만 지금도 카메라 앞에 서면 긴장 되요.
하지만 즐겁게 일하려고 노력하죠. ‘즐거움’은 모든 일의 용기가 되는 것 같아요.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전에 스스로 늘 묻는 질문이 있어요. ‘이 일을 즐길 수 있을까?’
음반을 낼 때도, <도전 슈퍼모델>을 진행할 때도, 영화 <베테랑>의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도
모두 같은 질문을 거쳐 도전하게 된 일들이죠.
일단 시작한 일은 이게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요.
그게 새로운 일이 아니라 화보 촬영이나 쇼처럼 많이 해본 일이어도
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모든 기회에 감사하게 되고 노력하게 되거든요.

어떤 모습의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드나요?

그 모든 모습이 다 장윤주이니까 다 마음에 들어요.
패셔너블하고 당당한, 감각적인 모델로서의 장윤주는 20년간 경험으로 학습해 완성한 모습이라면,
음악을 하고 책을 쓰고, 라디오 DJ를 하는 등 정적이고 감성적인 모습은 원래 제가 가진 모습인 것 같아요.
다양한 모습의 나를 발견하고 만들어 가는 기회를 얻는 건 꽤나 행복한 일이죠.

결혼 후 생활의 변화를 실감하나요?

여유 있어 진 것? 예전에는 뭐든지 ‘잘해야지! 해야야지!’ 아둥바둥하게, 예민한 구석이 있었다면 지금은 뭔가 편안해졌어요.
어느 날 남편이 이야기 하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넌 참 정적이고 감성적인 사람이라고.
저도 잘 모르는 본 모습을 알아봐주는 사람과 함께 한다는 건, 행복한 일인 거 같아요.
내 모든 것을 보여줘도 받아줄 사람이니까. 아이가 생기면 더 많은 것이 달라지겠죠?

삶을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가꾸기 위해 조금만 더 노력하는 것이 있다면?

사랑하는 것! 경혼하고 나서 남편에 대한 사랑이 그의 가족과 주변 사람에게까지 확장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어요.
결혼이란 사랑의 확정이자, 확장이 아닐까. 그래서 행복해지고 삶에 활력이 생기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예전에는 새로운 스텝들과 작업하는 것이 불편할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새롱누 사람들을 만나고 작업이 흥미로워졌어요.
워낙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이지만, 지금은 사랑과 인연의 확장을 감사하고 더 즐기려고 해요.

COSMOPOLITAN
2016 Ju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