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Korea

For Earth, For Us

연 1,300만 톤에 달하는 엄청난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향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이로 인해 수많은 해양 생물이 고통 속에 생명을 잃고 있어요.
지구는 인류만의 것이 아니기에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과 투척을 대폭 줄여야 해요.

W Korea

  • 스타일리스트 | 송선민, 손유정 
  • 헤어 | 김귀애
  • 메이크업 | 오가영 
  • 세트 스타일리스트 | 유여정 

Photography

The Body

“THE BODY” naked special

장윤주는 특별한 모델이다. 그의 몸의 부피와 라인과 각각의 오브제가 시각적 쾌감을 주는 만큼, 그에 맞먹는 특별한 자의식 때문에.
그녀에게 모델이라는 아이덴티티는 도달하거나 넘어서야 할 어떤 극점이 아니라, 명예롭게 존재해야 할 진행형이다.
이미 싱어송라이터로 데뷔한 장윤주. 과거엔 백스테이지를 배경으로 하는 시나리오도 끄적거려봤고.

“이젠 몸이 예쁘다는 얘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요. 자아도취에 빠지거나 반대로 물체화되서 슬퍼지거나 그렇지 않고”
닥종이 인형 같은 얼굴과 바비 인형의 몸이 믹스된 장윤주의 몸은 이제 패션 코리아에서 전설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그리하여 장윤주의 몸에 매료된 몇몇 메이저 브랜드들은 이벤트를 통해 그녀의 몸을 탐닉하고 숭배한다.
특히 다산과 풍요의 여신인 아프로디테를 연상시키는 그녀의 100%천연 가슴은 솜씨좋은 성형외과 의사라면 누구나 눈독 들일만한 신의 은총!
라인이 명확한 어깨에서 출발해 풍만한 가슴 골짜기를 건너 호리병처럼 잘록한 허리로 회전한 뒤,
다시 도톰한 엉덩이를 돌아서 인형같은 다리로 미끄러지다 보면 ‘한국형 모던 글래머’의 의미를 깨우칠 수 있다.

170cm의 작은 키로 찰나의 패션 사진과 역동적인 캣워크를 평정한,
가슴과 허리와 둔부로 떨어지는 라인이 수학적 극치를 이루는 멋진 이웃집 소녀, 장윤주. 시간과 중력에 의해 변화하는 몸.
<보그>는 그 시간과 중력이 절정의 타이밍을 이룰 때 빚어낸 환상의 창조물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정지시키고 싶었다.
신체 각 부위를 석고로 본떠 재조립하는 ‘라이프 캐스팅(Life Casting)’의 조각가 김일용과
완벽에 가까운 조형적 신체 균형을 보여주는 장윤주가 만나 새로운 보디를 창조했다.

점토로 빚은 실제 크기의 마(馬)상 앞에서 포즈를 취한 장윤주를 보고 김일용은 약에 취한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
“당신 몸을 ‘뜨고’싶어요” 에스까다 플리츠 원피스에 아르마니의 긴 가죽 장갑으로 몸을 감싼 장윤주는
그의 시선이 옷을 뚫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 부드럽게 칭얼거렸다. “싫어요, 싫어.”
김일용은 신들린 예언자처럼 웃었다. “머지않아 이 아뜰리에를 다시 찾게 될 걸요?”
장윤주가 반 농담조로 장담했다. “하하, 그럴리가요.”

카스텔라 위에 생크림을 바르는 파티쉬에처럼 가슴과 허리와 다리, 그리고 음부에 석고를 발라갔다.
석고가 퍽퍽 소리를 내며 부딪혔다가 흘러내렸다. “몸이 꺼져버릴 것 같아요.” 장윤주는 산산이 부서진 자신의 분신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내가 사랑하는 건 케이트 모스의 몸이 아니라 그녀의 눈빛입니다. 아시겠어요? 그녀의 눈빛이 그녀의 몸을 지배하고 있는거라구요.
나는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알고 있어요. 나는 몸에 도취되고 쇼핑에만 미친 모델이 아니에요. 이건 너무 중요해요.”

<VOGUE> interview
2005. 06 

Photography 박지혁

CmKm

CmKm
젊은 아티스트 여섯 명의 여섯 빛깔 여행기

2005. 05
Writing 장윤주, 정신, 김진표, 임상효, 홍진경, 나얼
Publication SIGONGSA

장윤주, 김진표, 나얼, 홍진경, 임상효, 정신은 각각 파리, 도쿄, 런던, 밀라노, 동유럽, 자메이카로 색다른 공간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한 달 동안 그들이 품었던 여섯 빛깔 하늘의 풍경과 이야기를 모아 에 담았다.
뮤지션, 패션 모델, 카피라이터로 활동 중인, 나이도 직업도 조금씩 다른 그들이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자유를 만끽하고 새롭게 체험한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1

사람들은 저마다의 풍선들을 가지고 살아간다.
홀로 부풀어 오를 수 없는 현실 속으로 그들은 한번 더 풍선을 띄워본다.
내가 그려온 그림 언젠가 자유로이 하늘에 떠오를 풍선을 잡고자 사람들은 때때로 잠시 일상을 벗어나 어디론가 훌쩍 떠나는지도 모르겠다.

8년 동안 모델이라는 감각적인 선율 속에서도 나는 수없이 떠나고 싶었다.
나에게 있어 늘 두려웠던 것은 안주하는 나 자신이었다.
화려했던 모델 시절이 지나가고 결혼이라는 것을 해야 하고 아이를 낳고
어쩌면 정해진 룰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행복한 삶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은 스물다섯 꿈꾸는 소녀인걸……
누군가 “당신의 정확한 목적지는 어디입니까?” 라고 묻는다면 아직은 명쾌한 답을 할 수 없다.
나는 끝없이 표현하고 또 표현해야 할 사람이고 어떤 형태가 됐든 수많은 감각을 이루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나를 계속 꿈꾸게 하는 이유이고,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주는 바람인 것이다.

현실 속 나를 붙잡고 있는 크고 작은 좌절과 망설임이 나를 주저앉게 만들 때도 있었고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기 위해서 나 자신과 타협했던 적도 있었다.
지금 달라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절박감,
내 안의 자유, 가능성, 기회, 열정 그리고 노력……
모델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마음처럼 막막하지만 달콤할 것만 같았던 꿈을 향해 한발한발 걸어 나갔던 그 모습을 기억하며
나는 다시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

_Etretat Normandie Cote D’albatre

2

해바라기는 뜨거운 태양 속에서도 늘 환하게 웃고 있다.
장미같이 정열적인 하지만 곧 시들지 않는
크고 둥근 빨간 해바라기……

3

L’amour L’amour L’amour
사랑……

어떤 사람들은 예술과 문화를 사랑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가족을, 명예를, 돈을, 그리고 일을 사랑한다.
파리지앵은 여유를 사랑한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떈 조촐한 짐 가방을 싸서 지하철을 타고 기차역에 도착한다.
늦은 아침 동네 어귀에 있는 단골 카페에 가서 작은 와인 한 병을 시켜놓고 두어 시간이고 명상에 잠겨 있는 사람들.
구슬비가 내리는 길을 우산도 없이 다니는 사람들.
어느곳에서든 사랑하는 그녀와 키스를 나누는 파리 남자들
입고 싶은 대로 내 멋 대로 자유롭게 패션을 즐기는 사람들……
작고 좁은 길과 낮은 신호등,
파리의 짧은 다리들.
그리고 L’amour라는 단어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파리 사람들.
나도 그들도
우리는
가끔 여유로운 목마름이 고프다.

4

사랑을 알고 이별의 아픔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던 길고 긴 기다림이 내게 있었기에
사랑으로 아파하는 그녀를 보면 난 너의 상처가 다 낫고 아물 때까지 너의 남자가 되어주겠노라고 생각한다.
봄비처럼 변덕스럽게 다녀가는 남자의 사랑을 기다리기보다 너를 보호하고 지켜주는 것이 내겐 더 더운 연애감정일 걸……
봄날에 꽃은 다시 피어나고 낙엽이 지면 겨울은 오는데 떠난 사람의 마음은 돌아오지 않아……

5

윤주야, 런던에서 조심히 다니고 밤에 너무 나다니지 말고 잘 지내다 와.
그리고 네가 정말 음악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학교도 좀 들러보고 이것저것 많이 생각해 봐.
너는 정말 하나님 은총을 듬뿍 받은 아이이고, 그런만큼 재능도 많고 사람들의 사람이 너에게 끊이질 않으니
나는 가끔씩 그런 네가 정말 부럽구나.
남들보다 열 배를 노력해도 잘 되지 않는 사람이 있고,
조금만 노력해도 큰 열매를 맺는 사람이 있지. 넌 후자에 속하는 사람이야.
피아노를 배운 적도 없는데 이미 코드를 알고 있었던 것처럼
뭐든 유리한 고지에 있으니 조금만 더 힘을 내고 용기를 잃지 마!
20대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인생을 좌우하고
지금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너의 20대를 좌우한단다.
이번 런던 여행은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꼭 많은 것을 느끼고 얻고 돌아오길 바란다.
멋진 윤주, 더 멋진 윤주가 되기 위해 런던으로 가는구나.
돈도 얼마 없을 텐데 걱정이긴하다. 하지만 괜찮아.
너는 아직 젊고 재능 있는 옛 시인들도 화가들도 음악가들도 다 그랬어.
예술은 한번도 정숙한 법이 없었고 부유한 법이 없었으니.

_2004년 9월 29일 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