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SEOUL FASHION WEEK
15FW Lucky Chouette Collection
2015 SEOUL FASHION WEEK
15FW Lucky Chouette Collection
YOONJU’S REAL LIFE
장윤주는 길게 툭 터놓고 인터뷰하고 싶어 했다.
나만 특별 케이스가 아니라 원래 본인이 인터뷰하는 것도, 당하는 것도 좋아한다.
그녀와 나의 집은 공교롭게도 둘 다 잠실이어서, 근처 체인 커피숍에서 만났다.
“좀 더 프라이빗한 데로 옮길까요?” 그녀는 춥지만 않으면 상관없다고 했다.
그렇게 4시간 30분. 밤이 깊지 않았다면 더 길어졌을지 모른다.
묻지 않은 얘기도 털어놨고, 내 고민도 들어줬다.
인터뷰에 전력을 다한 그녀는 배고프다며(당연하다)
밤 10시에 마트 지하로 잔치국수를 먹으러 가자고 했다. 톱 모델도 밤에 먹는구나.
마트에서 보니 새댁 같았다. 아까는 연애 상담해주는 큰언니 같았는데.
그리고 마지막 인사는 포옹.
그녀는 그런 사람이다. 누구든 언니처럼 안아주는 사람.
“모델이란 타이틀은 저의 일부거든요. 옥탑방에 사는 평범한 셋째 딸 장윤주를 보는 사람은 드물었죠.
저에 대해 참 많이 생각했어요. 모델도 뮤지션도 방송인도 아니고, 아무것도 없는 광야에 혼자 서 있는 여자.
그런 여자 장윤주로서의 삶을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배우든 모델이든 오랫동안 한 길에서 존경받고 좋은 결과물을 낸다면
그 사람의 됨됨이나 삶의 기본이 잘 정리돼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모델 일도 열심히 하지만 여자 장윤주의 삶도 좋게 만들고 행복해지고 싶었죠.
자연스레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하나 고민이 시작됐어요.
그저 같이 걸어갈 수 있는 사람을 바랐어요. 많은 부분이 닮아 있고, 나의 화려함도 소박함도 공유할 수 있는 사람.
이런 생각들을 글로 정리하고 난 뒤에, 그런 사람인 지금의 남편을 만났죠.”
“저는 늘 몸을 예민하게 관리해 왔어요. 모델은 본능적이고 동물적인 감각에 테크닉이 더해져야 해요.
일을 계속할수록 본능적인 면능 잃어버리는 사람도 많거든요. 저는 그게 순수함, 소울이라고도 생각해요.
정두홍 감독님은 저처럼 몸의 본능을 알고, 기술도 잘 훈련된 사람에게서 교만함이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엔 아니라고 했지만, 생각해 보니 몸으로 하는 것에 지고 싶었던 적이 없었어요.
워킹이든 운동이든. 제 안의 승부욕이 좀 나왔나 봐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연기든 모델이든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예요.
축의금의 일부를 저희 부부 이름으로 탄자니아에 기부했어요.
영화 개런티도 전액 3년 전에 방문한 아이티의 학교로 흘려보냈고요.
이번 영화가 돈을 벌려고, 커리어를 플러스하려고 한 게 아니었거든요.
아까 얘기한 것처럼 그저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작업이 되겠다는 기대감으로 한 거죠.
앞으로도 이렇게 제가 번 것, 제가 가진 것들을 흘려보내면서 살고 싶어요.”
GRAZIA 59
Her wedding portraits
장윤주를 위한 6개의 웨딩 포트레이트
장윤주가 결혼을 한다. 18세에 <보그>를 통해 화려하게 데뷔해 단 한 번도 정상에서 내려온 적 없는 그녀를 위해,
국내 톱 사진가 6인과 슈퍼스타일리스트가 아주 특별한 웨딩 포트레이트를 선물했다.
“그녀의 개성은 여러 각도에서 다르게 변화한다는 겁니다. 반면 10대에 데뷔한 후 20대를 지나 30대 중반인 지금
전혀 변치 않는 것도 한몫하죠. 그러니 이런 모순이야말로 그녀의 탁월성입니다.”
하긴 그녀는 소녀의 얼굴인 동시에 성숙한 여자다. 또 자폐적인 듯 우울할 때도 있지만 개그맨 뺨치게 웃기는 조울증적 매력까지 지녔다.
게다가 착한 여자 콤플렉스가 있는 듯하다가도 어떨 땐 심술도 쉽게 들키고 마는 복합적 캐릭터.
이런 기질과 성향은 <보그>웨딩 포트폴리오에 그대로 표현됐다.
비슷한 듯 개성 넘치는 사진들 가운데 한 페이지에서 여자는 홀딱 벗은 모습이다.
벗은 몸과 얼굴은 홍장현이 찍었다. 또 김용호의 시선 안에서는 20~30년대 은막의 여배우처럼 거만하게 다리를 꼬고 있으며,
조남룡과 떠난 복숭아밭에서는 신여성처럼 정숙하게 과수원을 걷는다. 이건호의 안경과 렌즈를 통해 본 그녀는
초상화처럼 회화적이고 오묘하다. 신랑을 기다리는 듯 얼굴이 붉어진 듯 보이는데, 그래도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다.
조선희의 렌즈를 통해선 섹시한 요부부터 젠더리스 퀸까지.
대체 뭘 먹고 자랐기에 한 여인이 이토록 독창적이며 다채로운 시각적 효과를 뿜을 수 있나?
물론 이 여자를 꾸며 촬영한 스타일리스트와 사진가들의 창조 기술 덕분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그녀 자신이야말로 힘과 다양성을 부여한 근원이다.
물론 여섯 개 앵글 앞에 놓인 피사체는 그저 그런 패션모델이 아니다.
장윤주는 한국 패션의 90년대를 정의하고 평정한 이후 모델 피라미드의 꼭짓점에서 한 번도 내려온 적 없다.
이젠 약 650K의 인스타그램 추종자들을 거느리는 소셜미디어 스타인 동시에 지속적으로 음악을 탐구하는 뮤지션.
그러니 지춘희나 정옥준, 김재현 같은 디자이너들은 물론, 자존심 강한 여섯 사진가들, 유재석 같은 슈퍼 개그맨들과
정재형이나 유희열 같은 아티스트들이 한 번쯤 꼭 함께 일하고 싶도록 부추기는 존재다.
요즘 우리는 그런 살아 있는 대상을 뮤즈라고 부른다.
“카메라 밖에서는 여성스럽기보다 개구쟁이 같아요. 팔다리가 너무 가능러 감자에 나무젓가락을 꽂은 이미지 같죠.
그러나 뷰파인더 안에서는 천생 모델로 돌변합니다. 음악을 틀면 뻣뻣한 사람이 있고 리듬을 타는 사람이 있듯, 그녀는 후자입니다.”
_이건호
“그녀를 글래머러스한 아이콘으로 한정짓는 사람이 많아요. 그러나 정작 본인은 그런 관능미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도리어 털털하고 유머러스한 기질 덕분에 담백하게 느껴질 뿐이죠. 그런 느낌을 웨딩 화보에 그대로 표현했습니다.”
_박지혁
“박둘선, 송경아처럼 선이 굵고 직선적이며 현대적인 인상과 달리,
그녀는 동글동글한 얼굴에 몸도 곡선. 한마디로 다른 모델 인종, 다른 스타일의 출현이었습니다.”
_김용호
“제 기준에서 볼 때 한국 패션계에는 몇 년 주기로 시대를 대표하는 모델이 있었습니다.
오수미부터 시작해 최미애, 송경아, 장윤주, 그리고 그 뒤로도 쭉!”
_조남룡
“사진가와 모델을 남자와 여자의 관계로 요약할 때 촬영장에선 남자가 여자에게 뭔가를 줘야 할 때가 있는 반면,
장윤주와의 촬영에서만큼은 남자가 여자에게 받습니다. 그리고 철저히 ‘여자’로 인식되죠.
그녀를 카메라 앞에 세울 땐 모델이 아닙니다. 여자 그 자체죠.”
_홍장현
“폴라로이드 시절의 장윤주나 시집가는 장윤주나 변한 게 없더군요.
누구든 살아왔던 대로 외모나 태도, 성격이 변하기 마련인데, 세월의 흔적만 약간 느껴질 뿐 장윤주는 그대로였어요.”
_조선희
독립된 존재로서 장윤주는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젊고 싱그러운 여자 가운데 한 명이다.
열여덟 살에 <보그>를 통해 데뷔할 무렵, 누구와 비슷하다든가 누구를 떠올리게 한다는 식의 비교 대상은 그녀에게 없었다.
그렇다고 달콤한 미인형도 아니다. 뽀로통한 입매나 째려보는 듯한 눈매, 약간 가로로 벌어진 콧볼만 봐도 그렇다.
한국 모델계에 ‘예쁜이과’가 있고, ‘못난이과’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뒤쪽으로 분류된다.
그런 ‘탈미모’의 개념 아래 그녀는 대성공을 거뒀다. 그녀는 대한민국의 완벽한 보통 사람의 얼굴이다.
반면 몸매는 전혀 보통 사람이 아니다. “그것이야말로 그녀를 특별한 존재로 만들었습니다.”라고 서영희는 말한다.
쉽게 말해 닥종이 인형의 얼굴에 바비 인형의 몸매! 그 모습에 서울 패션 전문가들은 홀딱 반했다.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 혼잡 가운데 이목을 끄는 뭔가를 지닌 모델이 됐다.
쉽게 말해 유머와 카리스마가 넘치는 인물, 그녀는 웃는 것도 아니고 우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표정으로 천연덕스럽게
패피들 특유의 말투를 흉내낸다. 이런 능청스러운 태도는 금세 패션 현장에서 인기를 누렸고, 유행이 됐으며,
그녀가 있는 곳에는 늘 왁자지껄, 박장대소, 포복절도 사운드가 끊이질 않는다.
장윤주는 이제 새 사람으로 봐야 한다. 모델인 동시에 뮤지션이고 엔터테이너, 물론 유부녀가 된 뒤에도 1인 3역은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그녀에 대해 조선희는 인간을 뭘 그렇게 복잡하게 분해하고 연구하냐는 투로 이렇게 말했다.
“장윤주는 그냥 장윤주에요!”
Vogue Korea June. 2015
www.vogue.co.kr/her-wedding-portraits
Love for Love
우리는 모두 평생 사랑에 빠지길 기다리면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여자 장윤주는 사랑에 빠졌고, 그와 함께 더 멀리 더 행복한 인생길을 걸을 것이다.
영원히, 그 누구보다도 아름답게
늘 결혼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었어요. 그래서 결혼 소식에 더 놀랐죠.
결혼만이 연애의 결론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리의 삶을 반드시 결혼이라는 제도로 묶어놓을 필요는 없으니까. 그건 각자 선택의 몫이죠.
결혼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나에겐 더욱 확신이 필요했어요. 혼자가 아닌 둘이어야 하는 이유와 믿음 같은 거요.
적어도 확신할 수 있는 세 번쯤의 계기가 필요하다 고집 피웠고 그래서 그 친구가 조금 힘들어했죠.(웃음)
확신을 준 그 남자가 궁금하네요.
TRVR이라는 회사의 대표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예요.
브랜딩 작업과 공간 디자인도 하고, 손재주가 많아서 자신이 직접 제품을 디자인하기도 하고요.
영상도 찍어요. 감각적인 디자이너이자 항상 웃는 얼굴의 순진한 대구 사람.
네 살 연하지만 사람을 보듬을 줄 아는 어른스럽고 따뜻한 남자예요.
꿈꿔오던 이상형과 비슷한가요?
노트에 끄적거리는 걸 좋아해요. 온갖 감정들을 글로 써요. 일종의 감정 해소법 같은 거죠.
결혼을 결심하고 그 동안 썼던 글들을 쭉 읽어 봤는데, 이상형에 대한 애기도 제법 많더라고요.
세계를 바라보는 눈이 당당한 사람 (내가 여행을 좋아하니까. 영어를 잘하든 못하든 어디에서도 자신감 넘쳐야 해요.),
기계를 잘 다루는 사람 (제가 심각한 기계치거든요.),
목공예를 할 줄 아는 사람 (나무를 다루는 사람은 따뜻할 것 같잖아요.),
자신만의 취향이 확실한 사람 (감각적인 일을 하지 않더라도 음악이나 책 등 자신만의 영역이 있어야 대화가 통하니까.)
그리고 키가 185cm 이상인 사람.
그런데 그가 이 조건들과 거의 다 맞더라고요. 신기하게도.
첫만남은 어땠어요?
작년 10월, 촬영을 하러 간 공간이 바로 그의 작업실이었어요.
사진 촬영을 마치고 난 뒤 내가 노래 부르는 모습을 그가 영상으로 작업해줬고요.
내 노래 ‘I’m Fine’를 불렀는데, 그게 그에게는 의외의 모습이었나봐요.
화려한 모델이자 TV 예능 속 엉뚱한 여자로만 생각했는데,
‘나는 평범하죠. 밥도 잘 먹고요. 눈물도 많아요. 나는 여자예요.’라고 담담하게 노래하니까.
영상 편집을 하면서 100번이 넘게 노래를 듣고, 내가 진행하는 라디오를 챙겨 들으며 나라는 여자가 궁금해졌대요.
그래서 그가 SNS를 통해 메시지를 보내왔어요.
그 뒤 수십통 메시지가 오가다 연락처도 주고 받고 얼굴 한번 보자 하고 만나게 된 거죠.
같이 밥을 먹고 주차장까지 함께 걷는데, 느낌이 좋았어요.
이건 사람을 알아보는 나만의 방법 같은 거예요. 함께 걸어보는 것.
뭐라 정확하게 꼬집어 설명할 수 없지만 같이 걸었을 때 특별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 있거든요.
그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그 다음날도, 그 다다음날도 매일매일 만났어요. 마음이 잘 맞는 친구처럼요.
친구가 연인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있었겠네요.
내 생일날, 친구들과 다같이 함께 만났는데 그가 나와 진지하게 만나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제 답이 뭐였을 것 같아요?
당연히 YES?
“그럼 나랑 결혼할 거예요?”라고 물었어요. (웃음)
난 이제 더 이상 연애하고 싶지 않으니 나랑 만날 거면 결혼해야 한다고요.
아마 이건 진짜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거절의 핑계 같은 거였어요.
좋은 사람인 건 알았지만 새로운 관계가 시작된다는 게 부담스러웠거든요.
드문드문 연락하고 친구처럼 만났어요. 결론적으로 그 남자의 애간장을 녹인 셈이 되버렸죠.
여기까지만 보면 밀당의 고수인데요?
그의 친구들을 함께 만나고 수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듬직한 면들을 많이 보게 되었죠.
조금씩 마음의 문은 열었는데, 그래도 결혼을 결심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았어요.
그러다 가족들과의 저녁 식사에 데리고 갔어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꼭 가족에게 먼저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모델이라는 화려한 직업을 갖고 있지만 난 사실 전형적인 서민의 가정에서 자라난 그저 평범한 사람일 뿐이니까.
그걸 꼭 알게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를 너무 좋아하는 가족들을 보면서
그날 내 입에서 처음으로 “이 친구와 결혼할래요.”라는 말이 나왔어요. 나도 모르게요.
그렇게 결혼까지 온 거네요?
크리스마스 선물로 그에게 세계 지도를 줬어요.
‘익숙한 길을 떠나서 내가 인도하는 땅으로 가라.’는 내가 좋아하는 글귀를 더해서.
그가 이렇게 답을 보내왔어요. “익숙치 않은 길을 윤주씨와 함께 가고 싶어요.”라고.
그 뒤 한 달간 탄자니아로 봉사 활동을 떠났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 자다가 깼는데,
마침 영화 <뷰티풀 라이>의 마지막 자막이 올라가고 있었어요.
“Do You want to go fast? Go alone. Do you want to go far? Go together.”
뭔가 계시 같았죠. ‘넌 이제 혼자가 아니어도 돼, 둘이면 더 좋을 거야.’라고 누군가 나를 다독여주는 것처럼.
아직 두 번의 확신이 더 남았네요.
둘이 같이 산책하고 있는데 예비 시어머니께서 문자를 보내셨어요. “하나보다 둘이 낫다. 서로 의지하며 사랑하렴.”
마치 제 마음을 읽고 계시는 것처럼요. 그게 두 번째 확신이었죠.
마지막은 촬영차 영국을 갔을 때. 입국 심사에서 오해가 생겨 오랜 시간을 혼자 갇혀 있었어요.
홀로 우두커니 앉아 있다보니 너무 외롭고 무서웠는데, 잠시 청소하러 들어오신 중국인 아주머니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더라고요.
누군가 그 공간에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몸으로 직접 체감한 거죠.
서울로 다시 돌아오는데, 이제 정말 혼자가 아니라 둘이어야겠다는 결심이 섰어요.
결혼하고 싶다던 그의 말에 드디어 Yes 라고 답할 수 있게 된 거죠.
결혼 후 계획이 궁금해요. 톱 모델 장윤주를 더 이상 볼 수 없는 건 아니겠죠?
예비 남편에게 그렇게 말했어요. 나는 늘 여자 장윤주이고 싶다고.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더라도 여자로서의 본질을 잃고 싶지 않다고.
그 노력 중 하나가 모델로서의 일을 계속하는 거고, 아티스트로서의 감성을 이어가는 것 일수도 있어요.
물론 여자로서 누릴 수 있는 경험도 놓치고 싶지않아요.
자연 분만으로 아이를 낳고 모유 수유를 하며 생명의 경이를 체험해보는 것.
아내인 나는, 엄마인 나는 어떤 여자일지 궁금하니까요.
하지만 절대 변치 않는 사실이 있죠. 언제까지나 나는여자 장윤주라는 것.
Allure May
베테랑 (Veteran, 2015)
한 번 꽂힌 것은 무조건 끝을 보는 행동파 ‘서도철’(황정민),
20년 경력의 승부사 ‘오팀장’(오달수), 위장 전문 홍일점 ‘미스봉’(장윤주), 육체파 ‘왕형사’(오대환), 막내 ‘윤형사’(김시후)까지
겁 없고, 못 잡는 것 없고, 봐 주는 것 없는 특수 강력사건 담당 광역수사대.
오랫동안 쫓던 대형 범죄를 해결한 후 숨을 돌리려는 찰나,
서도철은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를 만나게 된다.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안하무인의 조태오와 언제나 그의 곁을 지키는 오른팔 ‘최상무’(유해진).
서도철은 의문의 사건을 쫓던 중 그들이 사건의 배후에 있음을 직감한다.
건들면 다친다는 충고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 서도철의 집념에
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고
조태오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유유히 포위망을 빠져 나가는데…
베테랑 광역수사대 VS 유아독존 재벌 3세
2015년 여름,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이 시작된다!
베테랑 (Veteran)
2015.08.05.
감독
류승완
출연
황정민 (서도철 역)
유아인 (조태오 역)
유해진 (최상무 역)
오달수 (오팀장 역)
장윤주 (미스봉 역)
a.t.corner
2016 SEOUL FASHION WEEK
16SS Steve J & Yoni P Collection
16SS MISSGEE Collection
16FW YCH Collection
16FW MISSGEE Collection
Under Her Skin
부서진 빛의 파편이 그녀의 피부를 투영한, 그날 그 순간.
MarieClaire Korea
2016. Apr.
워너비 장윤주, 장윤주처럼
톱 모델이라는 범주 안에 장윤주를 가두기는 아깝다. 두 장의 정규 앨범을 낸 싱어 송라이터이자
지난해에는 천만 관객 영화 [베테랑]을 통해 배우의 타이틀까지 추가했다.
내년이면 데뷔20주년이 된다는 장윤주는 여전히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최고의 워너비 아이콘이다.
과하게 멋부리지 않아도, 베이식한 아이템만으로 스타일의 정석을 보여준다.
2013년 1월, 2014년 1월에 이어 벌써 세 번째 [빅이슈] 표지를 장식한 장윤주.
이번에는 고故 보리 작가의 3주기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진행되어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됐다.
10대에 활동을 시작해 오랫동안 20~30대 여성들의 워너비로 꼽혀왔다.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다면?
아무런 관리 없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 나 역시 꾸준히 관리하는 부분이 있지만
무엇보다 내 원래의 순수함을 지키고 유지하려는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한마디로 가장 나다운 모습을 사랑하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멋이 있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또 연기에 도전할 계획이 있다면,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나?
내가 일을 선택하는 단 하나의 기준이 있다면, 그건 즐겁게 작업할 수 있는지 여부다.
그리고 그 어떤 경우에도 감당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그때 뭐든 다 할 수 있다.
여성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당신은 당신대로 아름다워. 남들과 달라도 괜찮아. 나는 이 세상에 단 한 명 뿐인 걸.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내 길을 가자. 여자로서의 삶을 축복하며.
사진작가 보리가 아닌 여자 이보경을 말한다면.
여자 이보경. 이름만 불러도 마음이 이렇게 아프구나. 언니를 아는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우리 모두는 보리를 마음 한편에 간직하고 있다. 언제나 보고 싶은 사람. 웃음소리가 기분 좋아 덩달아 웃게 되던…
멋을 알고 열정이 많던 사람. 무엇보다 참 순순한 사람. 사랑할 수 밖에 없던 보리.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게 되겠지. 그 날을 기대해본다.
BIG ISSUE
No. 129
Yoonju’s Dream
내년이면 데뷔 20주년이 되는 톱 모델 장윤주와 함께 코사무이로 떠났다.
스태프들보다 먼저 리조트에 도착한 그녀는 방이 너무 마음에 든다며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보내왔고,
함께 둘러앉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는 모두를 챙기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본격적인 촬영 전에 이미 빨갛게 타버린 몸을 걱정하는 프로의 모습,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으며 19금 이야기를 던지는 유쾌한 모습.
대기 시간에 애교 섞이 콧소리로 남편과 영상 통화를 하는 천생 여자의 모습까지.
3박 5일간 함께했던 그녀는 모델로서도, 한 남자의 아내로서도 지금이 가장 여유롭고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집중하고 있는 일이 따로 있나요?
필라테스 자격증을 따려고 공부 중이에요. 이론은 땄고, 매트와 기구 실습만 남았죠.
4월 말에 매트 시험이 있어서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3시간씩 수업을 듣는 중이에요.
필라테스를 한 지는 5년쯤 되었고, 정식으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은 2년 전부터 계속했죠.
센터를 운영하고 싶다기보다는 제가 워낙 사람의 몸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오랫동안 운동하고 몸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갖게 된 철학이 있다면 몸과 마음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거에요.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프고, 마음이 아프면 몸이 아픈 것처럼 말이죠. 반대로 몸이 건강하면 마음도 자신감을 갖게 되고,
마음 상태가 좋으면 운동할 때 힘이 생기는 것처럼 모두 연결이 되어 있음을 깨닫게 됐어요.
내면과 외면의 건강함에 대해 고민하는 게 느껴져요.
라테스를 할수록 ‘이런 근육이 있네, 이건 처음 느껴보는 긴장감인데’같이 새로운 걸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걸 새삼 느끼면서 지적인 운동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매력적이에요.
“주위 사람들에게 앞으로 어떤 행보를 펼칠거에요?란 질문을 종종 받아요.
변화의 시기는 분명 맞지만 스스로 변화에 대한 압박을 주지 않으려고 하죠. 지금은 아이도 없고 남편과 둘이 잘 지내고 있어요.
그래서 더 여유 있는 게 사실이고요. 남편을 잘 서포트해 주고 싶어요.”
내년이면 모델로 데뷔한 지 20주년이 되네요.
네, 맞아요. 4년 준부터 그땐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전시도 하자. 책도 쓰자. 앨범도 내자란 생각을 했죠.
이제 1년 남았는데 우선 책을 쓰고 있어요. 지금까지의 ‘장윤주’를 정리한다는 개념은 아니에요.
어떻게 모델이 되었는지, 어릴 때 사진부터 쭉 보여주는 건 식상하잖아요. 오래 소장하고 싶은 책을 만들고 싶어요.
감성적인 글보다는 경험을 기록하자는 콘셉트에요. 모델 논문 같은 느낌이랄까?
모델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여자의 몸을 바라보게 되는 시선을 갖게 되었어요.
그리고 10대 소녀의 몸, 30대를 지나 후반으로 가는 여자의 몸에 대해 노골적으로 쓰고 있죠.
몸과 마음에 대한 고민과 연관되어 있네요.
모델로서 평가되는 대부분이 몸이니 그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고,
몸을 표현하는 부분에 있어서 창의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거든요.
오롯이 그 부분에 대해 솔직하게 쓰고 있어요. 사진가와 모델의 관계에 대해서도요.
교감을 나누어야 하는 파트너죠. 사랑의 감정과도 비슷해요.
소통하는 과정에서 사진가에게 전혀 매력을 못 느끼고, 서로 맞지 않는 상황에서 만약 옷까지 선정적이라면 성추행 당하는 기분이 들죠.
그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어요.
지금의 모습, 행복해 보이고 좋아 보여요.
공항에서 박완서 선생님의 <노란집>이란 책을 샀는데, 2000년부터 돌아가시기 전까지 쓴 글을 엮어 만든 수필집이에요.
노부부가 살아가는 일상적인 내용 중에 이런 글이 있더라고요.
“남편이 요즘 등을 긁어 달라고 하면 나는 효자손을 준다. 남편의 떡 벌어진 등발이 나는 설레게 했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초라해지는 남편의 등을 보는 것이 싫다. 그것이 나의 마지막 사치다.’
그 글을 읽으며 한 사람을 만나 나이가 들 때까지 함께한다는 게 경이롭게 느껴졌어요.
감당해야 하고, 희생해야 하는 부분이 당연히 있지만, 한 남자에 대한 책임과 내게 주어진 권리, 자격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됐고요.
미래를 함께할 남편과 사소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이 사람과 노인이 될 때까지 함께 잘 살고 싶단 마음이 강하게 들었죠.
아이를 낳으면 이런 마음이 더 커지지 않을까요?
GRAZIA
2016년 5월 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