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여자

아는 여자, 부산
2013.03.02
해운대 문화회관

콘서트를 위해 매니저와 함께 KTX를 타고 부산으로 가는 길은 무척이나 설렜습니다.
서울 공연 이후, 일주일 동안 라디오 스케줄과 광고 촬영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던 터라 몸은 많이 지쳐있었지만
서울이 아닌 곳에서, 그것도 이번 앨범 작업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부산에서 처음으로 여는 콘서트라
마음만은 어느 때보다 들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부산 공연 장소인 해운대 문화회관은 서울과는 달리 400석 규모의 1, 2층으로 나뉜 비교적 큰 공연장이었습니다.
긴장을 풀어보고자 리허설 내내 노래를 부르며 춤도 춰보고, 대기실에 앉아 스태프들과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나눠봤지만
쉽게 마음이 편안해지지는 않더라고요. 공연이 시작되고 무대 위 피아노까지 걸어가는데 그 거리가 너무나 멀어 보이기까지 했답니다.

특별히 부산 공연에서는 ‘Daft Punk의 ‘Something about us’를 커버 곡으로 넓은 무대를 활용해 저의 워킹 퍼포먼스도 선보였습니다.
처음 선보이는 퍼포먼스라 어떤 반응을 보여주실까 걱정하기도 했는데요, 열광적으로 박수 쳐주시고 호응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부산 공연의 게스트는 제 2집 앨범의 프로듀서 ‘푸디토리움 김정범’씨!
김정범씨와는 부산에서 함께 음악 작업을 했던 추억이 있어 더욱 의미 있었어요.
부산 시민이시라 그런지 관객 분들 반응도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앵콜 무대 때는 모든 관객 분들이 무대 앞으로 나와 주셔서 호응해주시고, 직접 쓴 메시지가 담긴 편지들도 전달해주셨어요.
마무리로 사인회까지! 모든 분들께 사인을 해드리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지는 못했지만 부산 분들의 열정적인 응원 잊지 못할 거예요.

이번 서울, 부산 공연을 모두 다 마치고 부산에 하루 더 있다왔어요.
그냥 모든 것이 감사했습니다. 2집을 함께 한 푸디토리움. 공연 기획부터 진행까지 정말 수고한 우리 에스팀가족들과 베라 식구들.
우리 밴드 친구들 나의 기도 동역자들. 그리고 말로 다 할 수 없는 저를 보겠다고 직접 찾아와 주신 고마운 팬분들.

공연을 준비하면서 ‘나는 누구인가? ’내가 왜 음악을 하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았습니다.
답은 잘 모르겠다. 였어요. 내가 누군지 왜 음악을 하는지 정말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알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의 신조처럼 ‘자연스럽게’ 그렇게 앞으로도 저 장윤주로 살고 싶습니다.
제가 있음으로 해서 당신이 웃을 수 있고 외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장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