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 wedding portraits
장윤주를 위한 6개의 웨딩 포트레이트

장윤주가 결혼을 한다. 18세에 <보그>를 통해 화려하게 데뷔해 단 한 번도 정상에서 내려온 적 없는 그녀를 위해,
국내 톱 사진가 6인과 슈퍼스타일리스트가 아주 특별한 웨딩 포트레이트를 선물했다.



"그녀의 개성은 여러 각도에서 다르게 변화한다는 겁니다. 반면 10대에 데뷔한 후 20대를 지나 30대 중반인 지금 
전혀 변치 않는 것도 한몫하죠. 그러니 이런 모순이야말로 그녀의 탁월성입니다."
하긴 그녀는 소녀의 얼굴인 동시에 성숙한 여자다. 또 자폐적인 듯 우울할 때도 있지만 개그맨 뺨치게 웃기는 조울증적 매력까지 지녔다. 
게다가 착한 여자 콤플렉스가 있는 듯하다가도 어떨 땐 심술도 쉽게 들키고 마는 복합적 캐릭터. 
이런 기질과 성향은 <보그>웨딩 포트폴리오에 그대로 표현됐다.


비슷한 듯 개성 넘치는 사진들 가운데 한 페이지에서 여자는 홀딱 벗은 모습이다.
벗은 몸과 얼굴은 홍장현이 찍었다. 또 김용호의 시선 안에서는 20~30년대 은막의 여배우처럼 거만하게 다리를 꼬고 있으며, 
조남룡과 떠난 복숭아밭에서는 신여성처럼 정숙하게 과수원을 걷는다. 이건호의 안경과 렌즈를 통해 본 그녀는 
초상화처럼 회화적이고 오묘하다. 신랑을 기다리는 듯 얼굴이 붉어진 듯 보이는데, 그래도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다.
조선희의 렌즈를 통해선 섹시한 요부부터 젠더리스 퀸까지. 

대체 뭘 먹고 자랐기에 한 여인이 이토록 독창적이며 다채로운 시각적 효과를 뿜을 수 있나?
물론 이 여자를 꾸며 촬영한 스타일리스트와 사진가들의 창조 기술 덕분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그녀 자신이야말로 힘과 다양성을 부여한 근원이다. 
물론 여섯 개 앵글 앞에 놓인 피사체는 그저 그런 패션모델이 아니다. 
장윤주는 한국 패션의 90년대를 정의하고 평정한 이후 모델 피라미드의 꼭짓점에서 한 번도 내려온 적 없다. 
이젠 약 650K의 인스타그램 추종자들을 거느리는 소셜미디어 스타인 동시에 지속적으로 음악을 탐구하는 뮤지션.
그러니 지춘희나 정옥준, 김재현 같은 디자이너들은 물론, 자존심 강한 여섯 사진가들, 유재석 같은 슈퍼 개그맨들과 
정재형이나 유희열 같은 아티스트들이 한 번쯤 꼭 함께 일하고 싶도록 부추기는 존재다. 
요즘 우리는 그런 살아 있는 대상을 뮤즈라고 부른다.




"카메라 밖에서는 여성스럽기보다 개구쟁이 같아요. 팔다리가 너무 가능러 감자에 나무젓가락을 꽂은 이미지 같죠. 
그러나 뷰파인더 안에서는 천생 모델로 돌변합니다. 음악을 틀면 뻣뻣한 사람이 있고 리듬을 타는 사람이 있듯, 그녀는 후자입니다." 
_이건호



"그녀를 글래머러스한 아이콘으로 한정짓는 사람이 많아요. 그러나 정작 본인은 그런 관능미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도리어 털털하고 유머러스한 기질 덕분에 담백하게 느껴질 뿐이죠. 그런 느낌을 웨딩 화보에 그대로 표현했습니다." 
_박지혁



"박둘선, 송경아처럼 선이 굵고 직선적이며 현대적인 인상과 달리, 
그녀는 동글동글한 얼굴에 몸도 곡선. 한마디로 다른 모델 인종, 다른 스타일의 출현이었습니다." 
_김용호



"제 기준에서 볼 때 한국 패션계에는 몇 년 주기로 시대를 대표하는 모델이 있었습니다. 
오수미부터 시작해 최미애, 송경아, 장윤주, 그리고 그 뒤로도 쭉!" 
_조남룡



"사진가와 모델을 남자와 여자의 관계로 요약할 때 촬영장에선 남자가 여자에게 뭔가를 줘야 할 때가 있는 반면, 
장윤주와의 촬영에서만큼은 남자가 여자에게 받습니다. 그리고 철저히 '여자'로 인식되죠. 
그녀를 카메라 앞에 세울 땐 모델이 아닙니다. 여자 그 자체죠." 
_홍장현



"폴라로이드 시절의 장윤주나 시집가는 장윤주나 변한 게 없더군요. 
누구든 살아왔던 대로 외모나 태도, 성격이 변하기 마련인데, 세월의 흔적만 약간 느껴질 뿐 장윤주는 그대로였어요." 
_조선희



독립된 존재로서 장윤주는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젊고 싱그러운 여자 가운데 한 명이다. 
열여덟 살에 <보그>를 통해 데뷔할 무렵, 누구와 비슷하다든가 누구를 떠올리게 한다는 식의 비교 대상은 그녀에게 없었다. 
그렇다고 달콤한 미인형도 아니다. 뽀로통한 입매나 째려보는 듯한 눈매, 약간 가로로 벌어진 콧볼만 봐도 그렇다.

한국 모델계에 '예쁜이과'가 있고, '못난이과'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뒤쪽으로 분류된다.
그런 '탈미모'의 개념 아래 그녀는 대성공을 거뒀다. 그녀는 대한민국의 완벽한 보통 사람의 얼굴이다.
반면 몸매는 전혀 보통 사람이 아니다. "그것이야말로 그녀를 특별한 존재로 만들었습니다."라고 서영희는 말한다.
쉽게 말해 닥종이 인형의 얼굴에 바비 인형의 몸매! 그 모습에 서울 패션 전문가들은 홀딱 반했다.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 혼잡 가운데 이목을 끄는 뭔가를 지닌 모델이 됐다.
쉽게 말해 유머와 카리스마가 넘치는 인물, 그녀는 웃는 것도 아니고 우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표정으로 천연덕스럽게 
패피들 특유의 말투를 흉내낸다. 이런 능청스러운 태도는 금세 패션 현장에서 인기를 누렸고, 유행이 됐으며,
그녀가 있는 곳에는 늘 왁자지껄, 박장대소, 포복절도 사운드가 끊이질 않는다.

장윤주는 이제 새 사람으로 봐야 한다. 모델인 동시에 뮤지션이고 엔터테이너, 물론 유부녀가 된 뒤에도 1인 3역은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그녀에 대해 조선희는 인간을 뭘 그렇게 복잡하게 분해하고 연구하냐는 투로 이렇게 말했다. 
"장윤주는 그냥 장윤주에요!" 






<Vogue Korea> June. 2015

에디터 / 신광호
스타일리스트 / 서영희
헤어 / 김정한
메이크업 / 원조연
플로리스트 / 유승재
포토 / 이건호, 박지혁, 김용호, 조남룡, 홍장현, 조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