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여자, 서울 
2013 02 22 ~ 24
홍대 벨로주


안녕하세요 장윤주입니다.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서울과 부산에서 진행한 저의 단독 콘서트 속 이야기들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공연 첫 날인 만큼 아침부터 무척 떨렸습니다. 
많은 분 들이 와주실지, 또 어떻게 하면 팬 분들과 호흡하며 좋은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을지 
걱정과 고민에 둘러싸여 한참을 뒤척이느라 전날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거든요. 
1집 앨범을 발매했을 때부터 방송이나 페스티벌 무대에는 꾸준히 서왔지만, 
팬 분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단독 공연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진행하게 된 터라 더욱 긴장 됐는지도 모르겠네요..

모델로서가 아닌 음악 하는 저를 기다려 주시고 직접 찾아와 주신 고마운 분들에게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사랑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제가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생각했던 단어는 바로 ‘사랑이었습니다. 
우리가 함께한 그 공간 안에 사랑이 있음을. 그 사랑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설렘 반 걱정 반으로 리허설을 위해 공연을 찾았을 때 저를 웃게 했던 
'I'm big fan of yours! 라고 적힌 무한도전의 화환을 보고 정말 감동했습니다. 
역시 무한도전의 사랑과 격려는 따뜻하고 사랑스럽습니다. 덕분에 긴장은 사라지고 자신감으로 공연을 시작할 수 있었어요.

첫 무대는 피아노 연주와 함께한 ‘Healing’과 이번 2집 타이틀곡이기도 한 'I'm Fine' 피아노 버전으로 시작했어요. 
한참 노래를 부르다 관객 분들 쪽으로 눈을 돌렸는데 너무나 많은 팬 분들이 객석을 가득 메워 주셨더라고요. 
순간 너무 기쁘고 반가워서 얼굴이 빨개졌는데, 팬 분들과의 거리가 가까워서 들켜버릴 까봐 숨기느라 고생했어요. 
그리고 조금 놀라웠던 사실 하나. 저의 팬들은 대부분 20대의 패션을 사랑하는 마니아 성향의 모던 걸들이 참 많았었는데 
어느새 저의 지경이 넓어진 건지 다양한 나이 때의 패션과는 전혀 상관없는 대중분들 이 가득 자리를 채우셨더라고요. 
'내가 그새 많이 성장했구나. 싶었습니다. ^ ^

이어서  1집에 수록된 'April‘과 '가을바람’을 밴드와 함께 소박한 재즈 사운드로 편곡해 불렀습니다. 
그 다음으로 파리에 부친 편지 러브송을 불렀는데요. 오랜만에 1집 앨범의 곡들을 부르니 새삼 2집 가수라는 사실이 마냥 뿌듯했습니다. 

1부의 마지막 곡은 '11월과 '불안 연주곡으로 장식했습니다. 
평소 밝고 에너지 넘치는 저이지만 그 속에 어둡고 우울한 부분을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 나누고 싶었습니다. 
불안이라는 곡은 만들 당시 아버지의 방황하는 모습을 보며 그의 행로를 뒤따라가는 기분으로 쓴 곡인데요.  
원래 2분정도 되는 짧은 피아노 연주곡이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6분에 걸쳐 매우 불안하고 전위적인 연주로 편곡해 보았습니다.






그렇게 1부 순서가 끝나고.
3일 동안 각기 다른 저의 친구들이 게스트 무대를 꾸며주기로 했어요. 평소 좋아하던 그분들의 노래를 커버곡으로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첫 날 무대의 주인공은 바로 ‘정재형’씨! 
정재형씨의 곡 중 저는 '비록'이라는 곡을 불렀습니다.
내심 기분이 좋으셨는지 정재형씨는 등장부터 특유의 입담과 웃음소리로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하시더군요.
그렇게 즐거운 토크와 함께 피아노 연주곡부터 히트곡 ‘Running’까지 장장 40분 동안 무대를 꾸며주셨습니다.
요즘 예능 하시느라 공연 무대가 많이 그리우셨는지... 게스트가 분위기를 너무 띄워 놓으신 바람에
정작 제가 무대에 올라가기 부담스러울 정도였답니다. 삐질 삐질;; 그런 정재형씨 싸랑하고!! 감사해요!! ^ ^
 
2부는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저를 가장 많이 울게 했던 곡 오래된 노래와 아임파인 밴드버전을 시작으로
1집의 소녀 감성에서 2집의 성숙된 여자의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전개 되었습니다.
이어서 제가 좋아하는 아침, 자연, 순수함을 담은 '오늘 고마운 하루, '29, '더 필드를 순서로 노래 불렀습니다.
관객들의 반응 역시 '29의 휘파람처럼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하늘 위를 함께 날아오르는 기분이었습니다. 
역시 음악은 힘이 강합니다. 어느새 관객과 저의 간격은 사라지고 우리의 공기 안으로 사랑의 꽃이 피어났습니다.

2부의 마지막 곡 역시 '아침이 오면 part1 part2 로 조금은 어둡고 사랑의 분노로 공연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아침이 오면 을 부르기 전 이 곡이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관객들에게 나눠주었습니다.
사실 이곡은 예전 무한도전 달력을 촬영할 당시 무도멤버들과 함께 연기했던 '한여름 밤의 꿈'에서
제가 맡은 헬레나의 사랑을 향한 애처로운 대사를 보고 영감을 받아 쓴 곡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도 이곡은 당시 남자친구에게 이별 곡으로 선물했던 곡이기도 했습니다.

앵콜곡으로 2집 수록곡 ‘더 오래된 노래’ 피아노 연주를 하려고 한 순간 저 멀리서 익숙한 얼굴, 
저의 절친한 친구이자 윈도우 페인터인 ‘나난’양이 무대 쪽으로 걸어 나오더니 보랏빛 들꽃으로 만든 화관을 머리에 씌워 주었습니다.
공연 내내 맨 뒷자리에서 ‘JOO’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파도치기 응원을 해준 것만으로도 너무 고마웠는데
이런 귀여운 이벤트까지 만들어준 친구들이 너무 사랑스럽고 또 누구보다 자랑스러웠습니다.  

이번 공연에 정말 마지막 곡은 저의 첫 싱글이었던 'Fly Away 관객들과 함께 불렀습니다.
참 신기합니다. 내가 만든 곡을 많은 이들과 함께 부른다는 것은 정말 행복하고 짜릿한 순간입니다.
그렇게 첫 날 공연은 가족적인 분위기로 무사히 훈훈하게 마무리 지었습니다.
 





2nd Day
둘째 날은 3일간의 서울 공연 중에 제 컨디션도 객석 반응도 가장 프로페션널 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전날 공연을 한번 해봐서인지 리허설 때부터 긴장했던 첫째 날과는 달리 몸도 가볍고 목 상태도 더 좋아진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요? 
관객 분들의 리액션도 너무 좋으셨는데요, 무엇보다 잔잔히 음악을 경청하며 조용히 따라 부르는 팬분들의 진진한 얼굴을 기억합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듣는 사람들의 따라 음악도 조금씩 달라진다는 사실을. 
물론 공연에 와주신 모든 분들께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두 번째 게스트 무대는 ‘이적’씨가 꾸며주셨는데요, 이날 저의 커버 곡은 이적씨의 '사랑은 어디로'를 열창하였습니다.
이적씨 어떻게 들으셨는지? 이적씨는 역시 관객과 자연스럽게 호흡하는 모습이 굉장히 멋있었습니다.
본인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하늘을 달리다’를 열창하며 관객들을 들썩이게 하더니,
잔잔하고 낮은 목소리로 여성들의 로망 ‘다행이다’를 부르시는 모습을 보며 저도 한 사람의 관객이 되어 이적씨에게 빠져들어 버렸답니다.

무대를 마치기 전, 거침없이 저와의 과거 에피소드들을 공개하시는 바람에 무대 뒤에서 저 역시 빵 터졌었습니다.
제가 가슴 쪽에 눈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는 오빠도 나 좋아하는 구나? 이런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저는 절대 가슴에 눈이 그려진 티셔츠가 없습니다.
ㅎㅎ 아무튼 이적 오빠 요즘 5집 앨범 작업 하느라 많이 바쁘실 텐데 그런 와중에도 흔쾌히 제 공연을 빛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3rd Day
드디어 서울 공연의 마지막 날! 
뭔지 모르게 긴장도 덜 되고 가벼운 마음이었으나 마지막 관객은 역시나 저를 뚫어져라
마냥 신기한 눈으로 바로 보던 스타일리쉬한 '모던 걸들이 오셨습니다.
시크 하지만 누구보다 따듯하다는 걸 알고 있기에 곧 우리의 마음은 통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게스트는 제가 진행하고 있는 ‘옥탑방 라디오’에도 고정 게스트로 출연 하셨던 ‘토마스쿡’씨가 와주셨습니다. 
저는 토마스 쿡의 노래 중 '꿈이라는 곡을 선보였었는데요, 후에 스태프한테 들은 이야기로는
토마스 쿡씨가 제가 노래를 부르는 동안 무대 뒤에서 대기하시면서 기타 반주와 함께 노래를 따라 불러주셨다고 하더라구요.
뭔가 큰 응원을 받은 것 같은 느낌과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전 정말 좋은 친구들을 둔 복 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습니다.
 
그리고 서울 공연의 마지막을 임팩트 있게 장식한 사건! 모든 순서가 끝나고 앵콜곡으로 ‘Fly Away’를 부르던 순간,
팬 분들이 마지막 공연을 기념하는 의미로 종이비행기를 접어서 날려주셨어요.
많은 분들이 저를 사랑하고 응원해주신다는 생각과 함께
그 동안 앨범과 공연을 준비하며 힘들었던 시간들이 머릿속을 스치면서 순간 울컥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잠시 동안 노래도 이어가지 못하고 팬 분들만 빤히 쳐다봤답니다.
지금 생각해도 울컥하네요. 부족한 저를 이렇게나 사랑해 주시고.